블로그 다시 시작하다.
0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약 2년 만에 돌아온,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던 블로그의 주인장예요.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기 앞서 왜 시작했고, 왜 쉬었으며,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정리를 해보고자 글을 써요.
02 왜 시작했나
블로깅의 첫 시작의 목적은 여느 취준생과 다르지 않았어요. '취업' 때문이었죠. 카카오에 인턴으로 취업하게 되었고 리더로부터 안드로이드에 대한 핵심 개념들을 매일 작성하는 과제를 받아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블로그를 하며 "나도 블로거야"라며 으쓱하기도 했었죠.
02 성과
악바리로 리더의 과제를 수행하다 보니 리더에게도 인정받았어요. 이에 멈추지 않고 저는 블로깅을 계속했어요. 그 원동력은 바로 성과였죠. 두 꼭지로 구분해 보았는데요. '함께 자라기', '수치로 보이는 성장'예요.
함께 자라기
새로운 지식을 남이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한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 + 성장하는 즐거움이 느껴졌어요. 제 글을 읽고 성장하는 분들이 생긴 것이었죠. 여태껏 배우기만 해 왔던 내가 누군가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굉장한 희열이었어요.
수치로 보이는 성장
물론 수치적으로도 방문자가 꾸준히 늘었어요. 막상 사회를 나와보면 나를 평가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다고 느끼는데, 마치 게임 스탯처럼 내가 하는 만큼 는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물론 구글애드센스를 통해 외화를 벌어오는 민간 외교관 역할도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
03 왜 쉬었나
블로그를 제일 열심히 했던 시기는 2017~2019였어요. 이 시기 이후 왜 쉬었는지는 저의 커리어패스와도 연관이 있어요.
2016년 취업 이후, 저는 빨리 월요일이 되어 출근하고 싶던 패기롭던 신입이었죠. 저 때 했던 업무를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 웹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기술인 HTML5, Javascript 등을 가지고 웹 게임을 만드는 나름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업무였어요. 하지만 몇 개월 업무를 진행하니 기술적인 도전도 없었고 동기를 제외하곤 가르쳐줄 시니어도 없어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죠.
블로깅이 이때를 버티게 해 주었어요. 기술적 도전이 없다고는 했지만, 블로깅을 하려니 어느 정도의 딥-다이브는 필요했고 그것 역시 도전의 일종이었기 때문이에요.
저만의 노력으로는 효율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너지를 내기 위해 그 당시 저에겐 기술적 도전이 매우 많았던 백엔드 개발자로 전직을 요청했어요. 그리고 당시 주니어들에게 대중적이었던 기술들을 하기 시작해요. Spring, AWS, MySQL, Redis 등이었죠.
이후 저로썬 기술적 도전을 해결 및 업무에 적용하기에도 바빴으며 그 내용을 적기엔 내 실력이 너무나 부족하다 느꼈어요. 다른 개발자 분들의 실력은 깊게 파놓은 우물처럼 보였죠. 결국 이 때는 내가 바쁘게 업무 하니까 늘겠거니라는 착각과 함께 더딘 성장을 하게 돼버렸네요.
04 왜 돌아왔나
커리어 전환
이 또한 커리어패스와 연관이 있는데요. 여러 가지 이유로 카카오에 약 2년 만에 손뼉 치고 이동이라는 사내 이동 시스템이 다시 부활했고 현재 이동하게 된 조직의 공고가 떴어요. 키워드는 AI, Cloud, MLOps 등 내 길이 아니라고 부정해 왔던 굉장히 기술적 도전이 많이 필요해 보였던 용어들이었어요. 그러나 모르는 것이 있어야 업무에 활력이 생기는 저라서 이번에도 도전했죠.
막상 들어가니 웬걸 조직도를 보지도 않고 왔네요. 이동한 조직 구성도는 다음과 같아요.
기술부문 > 클라우드플랫폼실 > 클라우드컴퓨팅팀 > AI클라우드플랫폼파트 > AI에이전트플랫폼셀
역시나 이번에도 조직원들이 파놓은 우물은 너무나 깊어 보였어요. 이러한 고민을 새로운 리더에게 공유하니 다음 얘기를 해주셨어요. "남들이 깊게 파놓은 우물은 한 번에 판 게 아니에요, 절대 그렇게 팔 수 없어요. 깊이가 깊어지려면 옆을 더 파야해요."
머리를 땅 얻어맞는 듯한 깨달음이었어요. "과거 나는 깊게 파기 위해 옆을 야금야금 파서 하나의 포스팅을 완성했었구나". 다시 그 기억을 살려 블로그와 함께 깊은 우물을 만들어나가려 해요.
다시 느끼고 싶은 성과
사회생활을 하니 아는 사람은 많아지지만 나의 사회는 점점 작아지는 것을 느껴요. (물론 제가 의도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도 있지만요.) 위에서 얘기했던 성과를 통해 느꼈던 기쁨에는 '함께 자라기'와 누군가 나의 성과를 '수치적으로 평가'가 있었죠. 현실적으로 오프라인의 좁은 사회에서의 평가는 한계를 느끼지만, 블로그 사회에선 좀 더 넓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커리어적 성숙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당연히 아는 것이 늘어나지만, 그와 함께 까먹는 것도 너무 많다는 걸 요즘 느끼고 있어요. 이를 위해 올해부턴 처음으로 업무 일지도 작성하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기록을 통해 나의 지식을 정리하고, 이를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고자 해요. 이게 가능해야 제가 시니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05 운영 계획
디자인 변경
- 아이티 마이닝이라는 블로그명은 IT 지식에 대해 삽질(광부로서)을 하자는 포부였어요. 이제는 좀 더 저를 브랜딩 할 수 있는 에반이 포함된 이름으로 (당장은 에반, 어른반) 바꾸려고 해요.
- 스킨도 더 이쁘게 바꿔보려고 해요. Velog가 딱 제 취향인데 구글애드센스를 포기할 수가 없군요. 😓
방향성
- 성과 파트에서 블로그의 즐거움을 느꼈기 때문에 함께 자라기, 수치적으로 보이는 성장 두 가지를 더 발전시키려고 해요. 댓글로 더 소통하고 수치적으로도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기록할까 해요.
- 나의 성장 기록도 남기려고 해요.
- 개발 스킬만이 아닌 회고, 일기 등 여러 갈래의 이야기를 다뤄볼까 해요.